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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Metaverse)

사생활 판매 경제 브이로그

by fkdl206 2021.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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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판매 경제 브이로그

 

 

 

동영상을 뜻하는 비디오와 블로그를 합친 개념이 브이로그입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공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993년, 영국 BBC방송의 비디오 네이션이라는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자신의 일상을 찍은 영상을 보내주면 방송에서 보여줬는데, 이를 최초의 브이로그라 합니다.

지금처럼 브이로그가 대중에게 퍼지기 시작한 시기는 2010년대 중반부터입니다.

인터넷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고, 별도의 카메라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보기 좋은 동영상을 찍게 되면서 브이로그 문호가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직장에서 일하는 자신의 모습, 다섯 시간 동안 독서실에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 식당에서 밥 먹는 모습, 여행하는 모습 등, 예전 같으면 저런 특별하지 않은 영상을 누가 볼까 싶었던 주제들을 담은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8년과 대비하면 2019년에 유튜브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의 브이로그를 검색한 횟수가 20배 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15~64세 인구의 45% 정도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영상을 찍고 있으며, 20~3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그런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 하는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우리는 다른 이가 공유하는 삶의 기록을 왜 열심히 찾아보거나, 의견을 남길까요?

 

첫째, 정보를 얻고 싶어서입니다.

 

내가 취업하고 싶은 기업의 직장인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내가 입학하고 싶은 대학교의 학생들은 어떤 모습으로 생활을 하는지 등이 궁금해서입니다.

 

둘째, 대리만족입니다.

 

호기심이 가고 원하는 마음이 있지만, 내가 직접 해보기는 어려운 활동을 하는 누군가를 보면서 거울을 보는 듯한 만족감을 얻습니다.

 

셋째, 공감과 소통을 위해서입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감정, 누군가와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싶어서입니다.

 

실제 외로움의 감정은 브이로그 시청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의 48.6%, 외로움을 많이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의 40.4.%가 브이로그를 시청했습니다.

외로움을 많이 느낄수록 누군가의 브이로그에 좀 더 관심을 보이는 셈입니다.

우리는 라이프로깅 메타버스에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올렸던 내 일상 기록에 누군가의 피드백이 붙으면, 다시 그 기록을 읽게 됩니다.

나는 타인의 일상 기록에 피드백을 남기며, 누군가의 기록과 기억을 단단하게 붙잡아줍니다.

삶을 기억하고 되돌아보는 과정,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라이프로깅이 망각의 선을 넘어오고 있지는 않나하는 우려가 듭니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창조적 인간에게는 상기, 기억보다 망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망각은 능동적,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식을 일시적으로 닫는 저지 능력이라 했습니다. 보다 고차원적이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일시적으로 의식의 자리를 백지상태로 비우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브이로그는 어쩌면 이런 망각, 능동적 백지화와는 반대의 길로 우리를 이끄는 듯 내 일상을 끊임없이 기록하고 다시 보며, 의식의 빈틈에는 다른 이의 일상을 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보를 나누고, 대리 경험을 하며, 따뜻한 공감과 소통으로 우리를 위로하는 활동이지만, 망각의 의미를 짚어준 니체의 조언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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